2008년 06월 25일
책읽는 가족
아이는 어른들의 세상을 투영해주는 맑디 맑은 거울이다. 어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모방하고 투영된 세계만큼 느끼고 구분하는 것 같다.
얼마 전, 오랜 숙원이었던 '거실을 서재로' 바꿨다. 맘 먹기도 어렵고 시간내기도 어려웠는데 드디어 헐렝이께서 단행을 했다. 텔레비젼을 방으로 옮기고 베란다에 쌓아놓은 박스 속 책들을 꺼내다가 책꽂이에 넣었다. 준원이 방에 있던 책들도 거실로 나왔다. 첫 날, 조용한 가운데 준원이는 준원이대로 동화책을 꺼내 놓았고, 나는 오랫만에 시집 제목을 훓으며 주마간산을 했다. 헐렝이께서는 물론 신문정리까지 감행하고.
방 한 쪽에 밀어놓은 텔레비젼 보는 시간이 적어짐에 따라 거실 바닥에는 책들이 즐비해졌다. 아이와 함꼐 거실에서 같은 일을 하니 그게 좋았다. 바닥에 뒹굴다가 책 읽고, 국화차를 마시고, 가야금 연주곡을 듣는 저녁 풍경. 이쁜 풍경이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느 오후, 나는 간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준원이가 인형들을 꺼내 무언가 만들고 있었다. 

"뭐 하고 있어?"
"인형들이 책 읽고 있는 거야."
"그렇구나."
"엄마, 책 한 권이 없어졌어."
알고 보니 의자에 얹는 방석이 책으로 바뀌어 인형들 무릎에 가지런히 놓여졌는데 한 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정말 이쁘고 대견하다. 우리 부부가 최근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인 듯.
# by | 2008/06/25 15:19 | 준원이 세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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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인형은 누구일까? 준원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