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우리의 일상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고달픈가?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s)는 라다크 지역의 문화와 사람들을 통해 해답을 찾으라고 알려준다.

'오래된 미래'는 스웨덴 출신 헬레나 노르베리-호지(Helena Norberg-Hodge)가 티벳의 히말라야 고지대 라다크 마을에서 16년 간 머물며 라다크 사람들의 오랜 전통 문화가 해체되고 개발이란 이름으로 변모되기까지의 과정을 체험한 뒤 발표한 보고서이다.

라다크는 '고갯길이 있는 땅'이라는 티벳어 '라다그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히말라야의 그늘 속에 있는 라다크는 고지대의 황무지에 있다. 그들의 모든 문화들은 '작은 티벳트'라 부르는데, 대승불교의 영향권에 있으며 달라이 라마를 가장 존경한다.

1년 중 8개월이 겨울철이어서 4개월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척박한 땅에서 살아온 라다크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생활방식을 오랜 세월동안 지키며 살아왔다. 야크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샤만이 병을 치료한다. 일처다부제의 전통은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인구수를 제한하는 방법이었고, 연기론에 바탕을 둔 불교는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불교철학자 타시의 시에 나오듯, 라다크에는 '진보는 없어도 복된 마음의 평화'가 있고,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해도 더 깊은 법의 길'을 가지고 있다.

왜 라다크 사람들은 행복해 할까? 라다크 사람들은 평소 크게 웃고, 춤과 노래가 있는 잔치를 즐긴다. 이들은 자신이 어떤 것에 한 부분이며, 다른 사람들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산다.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이러한 사고에 의해 척박한 환경에서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라다크 사람들은 대가족을 이루어 산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서 충분한 사랑과 관심 속에 자라고 큰 아이들은 나이 어린 동생들을 돌본다. 남편과 아내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고 각자 지금 필요한 일을 찾아 조용히 한다는 식이다. 예를 들면, 아내가 음식을 만들고 있다면 남편은 아기를 어르고 있고, 할머니는 바느질을 하며, 큰 아이들은 청소를 한다는 식이다.

라다크는 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정책이 진행되었다. 우리가 새마을운동의 방식으로 체험한 것처럼 도로건설, 전기, 수도 연결, 및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호텔, 쇼핑센터 등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식의 개발이다. 라다크의 자연과 문화와는 동떨어진 서구식의 보편적 교육을 받고 자본주의적 생활양식으로 급격히 편입됨을 말한다.

작가가 개발의 후유증 가운데 가장 안타까워 하는 점은 그동안 지복을 누렸던 삶에 대한 충만감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는 점이다. 물질적으로 혜택은 많아졌지만 그대신 수 천년동안 이어져 내려온 문화와 전통을 초라하게 여기게 되었다.
물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살 수는 없지만 라다크 사람들이 오랜 세월동안 누려온 사회적, 생태적 균형을 희생하지 않고도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개발의 방식이 일반적인 개발방식처럼 오래된 기초를 무너뜨릴 것이 아니라 그 기초 위에다 건설을 해야 했다고 주장한다.

라다크로부터의 교훈을 통해 작가는 무차별적으로 벌어지는 개발에 반대한다. 개발 방식이 '모든 생명의 상호연관성'이 배제된 채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행복할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탈중심화, 환경운동, 여성운동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건강한 사회란 각 개인에게 무조건적인 정서적 지지의 그물을 제공하면서, 긴밀한 사회적 유대와 상호의존을 권장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틀 안에서 개인들은 아주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안정감을 느낀다." (본문 93쪽 인용)

우리가 좀 더 나와 가족 이웃, 그리고 국가, 세계와 연결되어 있고, 나만의 행복이 아니라 모든 사회 부분의 평화로 확대되는 방향이 바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임을 이 책이 주는 작은 깨달음이었다.

by 삶과노래 | 2004/02/27 18:17 | 왜 떠나니?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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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세상과 소통하기.. at 2008/03/23 21:24

제목 : 티벳트 독립 시위 가열
티베트 독립시위 가열 ▲ 티베트 독립요구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을 비난하는 시위자들이 14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건물 앞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원본 글 간접링크 : ☞...more

Commented by 유문종 at 2004/03/01 17:50
미래를 이미 소비해 버린 우리 세대들에게 오래토록 간직할 수 있는 희망을 던져주려는 책 제목에서 부터 한줄한줄의 내용들이 우리를 깨우쳐 줍니다. 다시 한번 시간내어 읽어 보고싶은 책입니다. 아름다운 기억을 일깨워주어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한국에 오면 지금은 내가 키운 포도는 줄 수 없어도 그때처럼 마음을 담아 포도 한송이는 깨끗하게 담아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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